스님의하루

2024.02.08 부탄 답사 6일째, 국무총리와 왕대비 만남
“이번 부탄 답사를 통해 도출한 과제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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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님은 팀푸로 이동하여 국무총리와 왕대비를 만나고 왕실 내각과 답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회의를 했습니다.

지난해 8월 스님이 부탄을 방문했을 때 부탄 국왕이 겔레푸(Gelephu) 지역에 세울 신도시 계획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한 적이 있습니다. 새벽 3시에 겔레푸 지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겔레푸 지역은 현재 부탄 정부에서 추진하는 메가시티 프로젝트가 계획되고 있는 지역으로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곳입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Gelephu Mindfulness City’(겔레푸 마음 챙김 도시)인데, 겔레푸 지역을 특별 행정 구역으로 지정하여, IT센터, 병원, 학교, 리조트, 댐 및 수력 발전을 유치하여 최첨단 혁신도시를 건설하고자 하는 부탄 국왕의 야심 찬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젬강에서 4시간 거리에 겔레푸가 있어 팀푸로 가는 길에 잠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운전기사님들이 안전 운전을 하느라 차량 속도가 빠르지 않아 겔레푸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였습니다. 겔레푸에 도착하니 사르팡(Sarpang) 종각의 책임자인 롭장 도르지(lobzang dorji) 님이 나와서 스님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많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시장하실 텐데 우선 아침 식사부터 하시고, 겔레푸 메가시티 건설 부지 쪽으로 이동하시죠.”

롭장 도르지 님은 굉장히 유쾌했습니다. 웃음도 많고 농담도 잘했습니다. 롭장 도르지 님이 직접 운전하여 스님을 모시겠다며 본인의 차로 안내했습니다. 가는 길에 마을 곳곳을 안내해 주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각자 집에서 나온 우유를 모아서 팔면, 그걸 한 곳에 모아서 유통을 해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부탄에서는 아침에 임신한 여자나 우유나 우유통을 보면 그날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이루어지는 날입니다. 스님도 오늘 하시고자 하는 일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저는 운전기사님이 운전을 좀 빨리 해서 계획된 일정에 맞출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모두 웃었습니다. 조금 더 가니 큰 시설물이 나왔습니다.

“저 건물은 물을 정수하는 처리 시설입니다. 부탄도 이제 수돗물을 정수하는 시설을 도입했습니다. 저 시설은 한국 사람들한테서 기술을 배워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 트롱사 종가의 삼초링 마을 녹차 가공 시설도 한국인한테서 배웠다고 했는데, 정수 시설도 한국인한테서 배웠다고 합니다. 부탄을 다녀간 한국인들의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조금 더 이동하여 한적한 공터에 내려 산길을 약간 내려갔습니다, 아주 넓은 대지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저 아래 보이는 곳이 겔레푸 메가시티 프로젝트 부지입니다.”

터가 넓고 광활했습니다. 이곳에서 펼쳐질 메가시티 프로젝트의 모습이 궁금했습니다. 부탄이 지금의 모습을 잃지 않고 메가시티 프로젝트가 잘 펼쳐지기를 바라봅니다.

롭장 도르지 님의 안내로 인도 국경, 겔레푸 시내, 사르팡 시가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약 한 시간 정도 겔레푸 지역을 둘러본 후 팀푸로 향했습니다.

오후 4시경에 스님과 답사단은 팀푸에 도착했습니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오후 5시부터 부탄 국무총리를 맡고 있는 채링 토브가이(Tshering Tobgay) 님과 미팅을 했습니다.

국무총리 님은 지난 1월 9일 실시된 총선에서 새로 당선된 분입니다. 스님은 먼저 당선을 축하했습니다.

“국무총리가 되신 것을 먼저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이어서 스님이 지난 4일 동안 트롱가 지역과 젬강 지역을 답사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번 부탄 답사를 통해 도출한 과제가 무엇인가요

“첫째,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해 주는 일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답사한 바로는 거주할 곳이 없거나 집이 있어도 개선이 필요한 곳이 대략 10퍼센트 정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는 괜찮은 집이어도 안에 들어가서 살펴보면 리모델링이 필요한 곳도 10퍼센트 정도 되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곳이 부엌 공간이었습니다. 우선 실내에서 연기가 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난방을 겸하기 위해 실내에서 불을 피우는 것 같은데, 실내에서는 연기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부엌에 조리대를 높여서 조리하는 사람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개선하면 좋겠습니다. 여성들이 허리를 구부려서 일하면 나중에 허리가 잘 안 펴집니다.

그리고 대가족이 살 때에는 생활공간을 분리해야 합니다. 칸막이를 설치하여 결혼한 부부나 장성한 자녀들의 독립 공간을 확보한다면 사생활이 보호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의 경우 잠을 잘 때 그냥 바닥에서 누워 자는 경우가 많아 보였습니다. 그래서 매트리스나 이불 같은 생활 도구도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집안에서 생활할 때 필요한 자잘한 도구들뿐만 아니라 농업에 필요한 연장도 부족해 보였습니다. 물론 전문적인 장비는 마을 내에서 공동으로 쓰면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정생활에 필요한 부분들은 대략 확인했지만, 기간이 짧아서 주민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먹고 있는지, 옷은 어떻게 입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둘째, 소득 창출을 할 수 있는 경제 활동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지속 가능하려면 자립을 해야 합니다. 시간이 부족하여 생산 시설을 충분히 둘러보지는 못했습니다. 소득 창출을 할 수 있는 농작물은 오렌지, 녹차, 생강, 커피 등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유와 달걀 등 축산도 경제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특히 과수 재배와 축산에 대해서는 제가 전문가들을 데려와서 한 번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고도가 높기 때문에 사과가 잘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사과 농장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도 있었습니다. 10학년 이후 진학을 하지 못한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처음 답사를 시작할 때는 경작지에 농수로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답사를 해보니 땅의 대부분이 능선에 있어서 농수로가 필요한 땅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식수(食水)를 확보하는 문제가 더 시급해 보였습니다. 사람들의 생활 여건이 점점 좋아지면서 물 사용량이 늘었고, 기후변화의 영향도 있어서 물이 매우 부족하여 불편을 겪고 있었습니다. 충분한 식수량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큰일입니다. 수원지가 적게는 13km 내지 많게는 27km까지 떨어져 있어서 여기에 좀 더 재정적인 투자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농사는 야생동물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시급해 보였습니다. 주민들이 가장 해결해 주기를 원하고 있는 문제였습니다. 전기 펜스가 있어도 소용이 없었고, 현재로서는 울타리를 설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멧돼지는 철조망 밑을 파고 들어가서 농작물에 접근합니다. 울타리 밑에 콘크리트 작업을 한다면 멧돼지로부터 농작물 방어가 되겠지만 모든 땅에 콘크리트 작업을 하기에는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일이 너무 많아서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방법을 더 많이 연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인데 가장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네요.

셋째, 교육 및 의료 분야에서도 일부 개선점이 보였습니다. 학교나 보건소의 시설 자체는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주민들 중에서 노인들의 건강관리가 열악했습니다. 아마도 의사나 간호사 등 보건의료 담당자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노인들의 치아, 눈, 귀의 건강 문제를 일상적으로 관리할 보건 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교육 부분에서는 일부 학교 시설이 다소 열악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학생의 수가 얼마 되지 않으니 학교를 개별적으로 리모델링하는 것보다는 몇 개의 학교를 통합하여 운영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좀 더 많은 친구들과 어울려야 인간관계가 넓어집니다.”

국무총리 님은 스님의 상세한 설명에 깊이 감동하여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부탄에 진심 어린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께서는 자비심을 가지신 분입니다.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주민들의 삶에 대해서 통찰을 얻기 위해서는 열악하고 힘든 조건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자비심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전문가들이 마을을 방문해서 여러 가지 제안들을 내놓았지만 제대로 된 제안이라고 볼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스님처럼 주민들에 대한 진심 어린 사랑과 관심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듣고자 하는 겸손함이 없었기 때문에 항상 질문만 던질 줄 알았지 어떤 해결책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스님께서 제안해 주신 것을 지속하기 위해서 부탄 정부도 스님과 파트너십을 통해 같이 협력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스님이 지금 해주시는 제안과 통찰들이 정말로 유용합니다. 그래서 모든 마을을 방문하실 수 있도록 부탄에 계속 계셔주시면 좋겠습니다.”

“공감해 주셔서 감사 말씀드립니다. 주민들에게 수입이 될만한 것들을 지속적으로 보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번 답사에서는 방향을 못 잡았어요. 첫 답사이다 보니까 시간도 짧았습니다. 다음에 오면 조금 더 집중적으로 조사를 할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마냥 시설 개선을 늦출 수는 없으니까 시범 사업을 해보면 좋겠어요. 어떤 마을에서는 주택 개량을 한다든지, 어떤 마을에서는 식수 문제를 해결한다든지, 어떤 마을에서는 노인들을 치료해 준다든지, 아궁이를 여러 종류로 사용해보게 한다든지, 이렇게 시범 사업을 해보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돈이 얼마나 드는지 파악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앙정부나 지역 정부에 예산이 얼마나 배정되어 있는지를 알아야 저희도 거기에 추가로 무엇을 더 지원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고요.”

“스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것들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무엇이든지 지원이 필요하시면 저에게 알려주십시오.”

스님은 다음 방문 때에 더 집중적인 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한 후 국무총리님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님은 서둘러 다음 미팅 장소로 향했습니다.

답사를 떠나기 전에 미팅을 했던 까르마 치팀(Dasho Karma Tshiteem) 님과 다시 만났습니다. 전 왕립공무원위원회 의장과 국민총행복지수(GNH) 책임자를 맡았던 분입니다. 까르마 치팀 님이 스님을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스님, 답사는 어떠셨습니까?”

스님은 이번 답사한 내용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스님의 이야기를 들은 카르마 치팀 님도 의견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저는 스님이 잡고 있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주민들의 불편함을 우선 개선해야 합니다.”

스님은 까르마 치팀 님이 하고 있는 청년 교육 사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치팀 님이 하고 있는 청년 교육 활동과 연계해서 청년들이 시골에서 살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 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청년들이 농촌에 살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번에 답사를 하고 나서 중점 사업으로 주민들의 생활 개선 사업을 우선 진행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안에서 생활하기 편하게 리모델링하는 일과 더불어 청년들이 농촌에 살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가 필요합니다. 마을별로 몇 명의 청년들이 협동 농장을 만들어서 기반을 잡아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님의 답사 결과를 듣고 나서 까르마 치팀 님도 몇 가지 의견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스님께서 직접 경험을 해보신 점이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스님께서 답사하신 내용에 대해 크게 놀라지는 않았어요. 왜냐하면 그 지역들은 부탄에서 가장 오지일 뿐만 아니라 지형도 농사를 짓기가 굉장히 어려워서 농업에 종사했었던 역사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들이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그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현재로서는 기회가 많이 제한되어 있어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그 지역 문화 특성을 살린 여행과 같은 관광 상품들이 좀 더 개발되면 좋겠습니다.

스님께서 일단 주민들이 가장 시급하게 요구하는 것들에 대해서 먼저 해결을 해주신다고 하셔서 굉장히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왜냐하면 주민들의 가장 시급한 요구를 먼저 해결해 주면 주민들에게 희망이 생겨서 그 이후에는 생계유지를 위한 생산활동에 대해 더 활발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예전에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빈곤율을 낮추는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운영을 해본 적이 있는데, 그때 발생한 문제가 사람들이 살기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어린 자녀들의 교육을 포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당장 사는 게 어려워지면 길게 보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주민들에게 식수를 제공해 주는 대신 아이들은 꼭 학교에 보낸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의 삶은 당장 바꿀 수 없지만 아이들의 삶은 우리가 장기간 투자하면 바꿀 수 있다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아이들을 고등교육까지 시키기는 어려우니까 직업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10학년부터 12학년까지 시험에 떨어진 학생들에 대해서는 기술을 익히게 해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 건물도 청년들이 지은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바리스타와 요리에 대해서도 교육해서 오늘 저녁에도 관광객들한테 케이터링을 제공할 예정이에요. 이 청년들이 대부분 그렇게 10학년부터 1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둔 학생들입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청년들이 일정한 수입을 벌 수 있도록 집을 짓거나 뜨개질을 하거나 요리를 하는 등의 기술을 제공해 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집을 직접 짓지는 못하더라도 리모델링 정도는 연습 삼아 지을 수 있을 것입니다. 치팀 님께서 교육한 청년들과 마을 개발 사업을 함께 협력해서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면 좋겠습니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한 가지 문제점은 청년들이 팀푸를 떠나 오지로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오지에 있는 마을 청년들을 트레이닝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네. 저도 치팀 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젬강 지역의 경우 빈 땅이 많다고 하니 청년들이 모여서 협동 농장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면 좋을 것 같아요.”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좀 더 연구해보겠습니다.”

의논해야 할 것이 많이 있었지만 다음 미팅이 약속되어 있어서 여기까지만 대화를 나누고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다음에 부탄을 방문할 때는 치팀 님과 더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기로 약속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곧바로 왕대비가 초대한 저택으로 이동했습니다. 지난 방문 때처럼 왕대비가 스님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왕대비님께 답사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주었습니다. 답사에 대한 대화를 나눈 후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스님은 왕대비에게 한국에서 가져온 식품종류를 선물로 전달했습니다.

작별 인사를 하고 부탄 비구니 재단(BNF)으로 서둘러 이동했습니다. 밤 10시부터는 부탄 비구니 재단에서 부탄 내각 비서장인 케상 데키(Kesang Deki) 님과 회의를 했습니다. 부탄을 방문한 첫날에 이번 답사 일정과 관련해 함께 회의를 했던 분입니다. 스님이 답사를 다녀와서 보고 느꼈던 점들을 설명해 주자 케상 데키 님이 말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다음에는 우리가 무엇을 실행해야 할까요?”

스님이 이야기했습니다.

다음에는 무엇을 실행해야 할까요?

“한국에 돌아가서 이번 답사 결과를 잘 정리하여 보고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각 마을별로 무엇을 더 조사할 것인지 조사항목을 정할 것입니다. 첫째, 조사항목을 정할 때는 부탄 정부와 JTS, 지역 정부, 지역 주민이 유기적으로 서로 합의해서 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조사항목을 정한 후 대상 지역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올해 상반기 안에 조사 사업과 시범 사업을 시행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조사 자료를 모으고 시범사업의 결과를 반영하여 JTS와 부탄 정부가 일단 서로 합의를 해야 합니다. 다음은 종각, 개옥, 치옥에서도 합의하는 과정을 거쳐서 최종 확정을 하게 됩니다. 그런 다음 사업에 들어가는 자재 비용은 JTS가 부담하고, 건축에 필요한 기술자의 인건비는 지역관청에서 부담하고, 필요한 노동력은 마을 주민들이 제공해야 합니다. 이렇게 모두가 함께 참여하여 실행을 해나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집을 보수하는 것은 개인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인데, 이 부분을 합의하는 과정에는 반드시 마을 주민 전체가 참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불만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87 가구가 모여 사는 치옥이 있었습니다. 가장 어려운 집을 꼽으라고 하니 여덟 가구를 꼽았고, 그 집들 말고는 개선해 줄 집이 없느냐고 물어보니 없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하면서 개선해야 할 리스트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런 방식의 논의 구조와 조사 작업을 통해서 식수 문제, 부엌 개선 등 몇 가지 시범 사업을 먼저 시행해 봅시다. 시범 사업이 끝나고 지속가능한 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는 JTS와 부탄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 사업을 추진할 것을 계약해야 합니다. 지역이 선정되면 JTS는 해당 지역에 대한 5개년 개발 계획의 예산을 확보할 것입니다.

이번에는 몇몇 마을 현황을 둘러본 것입니다. 다음에 해야 할 일은, 첫째, 사업 대상 지역을 선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역 조사를 하는 것이고, 둘째, 시범 사업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2024년까지 시범 사업을 진행해 보고, 내년 3월이나 4월에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올해 안에 조사 사업과 시범 사업을 끝내야 내년에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케상 데키 님과 회의를 마친 후 밤 11시부터 이번 답사에 함께한 일행들과 평가 회의를 했습니다. 스님은 JTS 부탄 개발 담당 실무자에게 답사 현황을 정리한 후 시범 사업을 진행할 지역을 선정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번 답사 일정에 동행해 본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각자 느낀 점을 이야기하는 것을 끝으로 부탄 답사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내일은 각자 흩어지게 되니까 다들 무사히 잘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새벽 1시가 되어 평가 회의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새벽 6시에 파로 공항으로 가서 스님 일행은 인도로 가고, 나머지 일행은 한국으로 들어갑니다. 비행기를 타고 보드가야 공항으로 이동한 후 수자타 아카데미에 도착하여 JTS 인도인 스태프들과 일주일 동안 수련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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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얼마 전 트롱사 종가의 삼초링 마을 녹차 가공 시설도 한국인한테서 배웠다고 했는데, 정수 시설도 한국인한테서 배웠다고 합니다. 부탄을 다녀간 한국인들의 애정이 느껴졌습니다.'

2024-03-26 20:53:43

진달래

오늘도 감사합니다.()

2024-02-27 14:27:44

김윤정

일을 진행하고 결정할 때 구성원이 꼭 참여하게 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2024-02-15 0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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